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처음으로 공중목욕탕을 간 것은 중학교 때였다
아버지 손을 잡고 간 것이 아니라 형과 함께 나란히 갔다
때를 미는 것도 너무 힘들었다
유쾌하지 않던 공중목욕탕의 추억
주인공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여자아이다
주인공은 엄마에게 붙들려 목욕탕에 간다
주인공에게는 지옥탕이 아닐 수 없다
탈의실에서 같은 반 철수까지 만나니 창피하기 그지없다
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목욕탕은 아비규환이다
물은 뜨겁고 머리를 감을 때는 샴푸가 눈에 들어온다
목까지 몸을 담가야 하는 탕은 또 어떤가
하지만 진짜 지옥은 엄마가 이태리타월로 때를 빡빡 미는 시간이다
자신의 등보다 오만 배는 더 넓어 보이는 엄마 등을 밀어 드리는 때다
그때 시원한 바나나우유가 선물로 주어진다
비로소 지옥탕도 원래의 목욕탕으로 되돌아간다
어린 아이가 그린 그림처럼 강렬한 색과 단순한 모양으로 유쾌함을 준다
꼭 같은 경험이 없는 지금 아이라도 즐겁게 볼 수 있는 훌륭한 그림책이다
그렇지만 지금의 우리 아이들은 목욕탕을 즐기는 세대다
온천이며 찜질방을 그 어느 곳보다 좋아한다